현대차ㆍ엘지ㆍ네이버와 산학 협력 논의 중
대부분 학부 연구원으로 구성...소수 정예로 유지할 것
프로그래밍ㆍ수학적 기반 바탕으로 다양한 능력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 기대할 수 있어

편집자 주

AI 연구ㆍ개발은 AI 핵심(AI 아키텍처)과 응용(X+AI)으로 대별하기도 하고,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 의료분야나 유통분야 등 AI 접목 산업별로 나누기도 한다. 같은 AI대학(원)에 속하더라도 개별 연구실이 어떤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는 천차만별이다.

AI타임스는 각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세부 현황을 공개, 공유함으로써 AI 연구 기반 구축과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박혜섭ㆍ박유빈ㆍ정윤아 기자

(편집=박유빈 기자)

고려대학교 Vision & AI LAB은 약 두 달 전 신설된 신생 연구실이다. 현재 석사와 석ㆍ박 통합과정,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 3명이 소속돼 있다. 김진규 교수는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인 웨이모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 비전 연구실을 개설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나와 맞는, 같이 즐겁게 연구할 학생을

뽑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처음 연구실의 문을 열며 어려웠던 점으로 김 교수는 ‘학생’을 꼽았다. 어떻게 하면 합이 잘 맞는 학생들을 뽑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큰 고민이었다는 것. 학부 4학년 과목을 맡아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데려왔다고 말한 김 교수는 가장 걱정했던 문제가 잘 해결돼 다행이라며 안도의 웃음을 내비쳤다. 더불어 초기 세팅이 완료된 만큼 적극적으로 연구 프로젝트와 산학 협력 등에 참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연구 주제와 성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저희 연구실의 세부 연구분야는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그리고 강화학습입니다. 연구실이 개설된지 오래되지 않아서 성과라고 할 만한 결과는 많지 않지만 최근 DG(Domain Generalization) 관련 논문 게재가 결정되었습니다. 머신러닝 모델의 테스트 환경이 트레이닝 환경과 다를 경우 모델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습니다. 해당 논문은 현재 아카이브에 등록돼 있으며 올 11월쯤 발표할 예정입니다. 

◆ 계획 중인 산학연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현재 현대차와 LG, 네이버와의 산학 협력을 논의 중입니다. 현대차, LG와는 컴퓨터 비전을, 네이버와는 머신러닝을 함께 연구할 계획입니다. 

Vision & AI LAB 연구 내용(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Vision & AI LAB 연구 내용(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 고려대학교 내 인공지능 또는 타 학부 연구실과의 합동 연구 계획이 있을까요?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할 당시 심리학과와 다양한 협력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심리학은 사람이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 어린이가 어떻게 언어를 이해하는지 등 인간의 발전 양상을 탐구합니다. 인공지능 분야도 사람의 행동 패턴을 기계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기 때문에 심리학과 유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인공지능과 심리학을 융합하는 연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로 연구비는 어떻게 충당하나요?

민간 기업 연구는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국가 연구재단 프로젝트는 연구에만 집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민간과 연구재단 사업 중 현재는 연구재단 사업에만 참여해 장비 예산과 연구비, 출장비 등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업과 함께하는 연구도 조금씩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Vision & AI LAB 연구 내용(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Vision & AI LAB 연구 내용(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 코로나로 인해 타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아무래도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학생들과 다같이 만나기조차 어려워졌습니다. 함께 모여서 회의도 하고 회식도 하면 좋을텐데 지금은 일대일로 진행하는게 많습니다. 빨리 해결이 돼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타 연구실과는 달리 학부 학생들이 많은데 비교적 경험이 적은 대학생들도 AI 연구가 가능한가요? 

현재 저의 학부 수업을 들은 3학년 학생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놀랐습니다. 머신러닝 등 AI에 관한 기본적인 강의를 들어봤다면 연구를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학부 학생들은 무엇보다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고 경험을 폭넓게 쌓길 권합니다.  

(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 도전하려는 문과 출신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이공계 계열을 전공하지 않아도 AI 연구가 가능한가요?

인공지능 분야는 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더불어 점점 활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문과적 소양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연어처리의 경우 오히려 언어를 전공한 분들이 더 잘할지도 모릅니다. 프로그래밍 능력과 수학적 배경이 뒷받침된다는 가정 하에 다양한 능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앞으로 연구실을 이런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 하는 포부가 있다면요? 

저희 연구실은 소수 정예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물론 학생이 많으면 교수 입장에서 좋은 점도 많습니다. 다만 모든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학생에게 모든 리소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연구실을 운영하는 동안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Vision & AI LAB 연구 내용(사진=김진규 교수 제공)

◆ 함께 연구할 학생을 뽑는 교수님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함께 연구를 하려면 무엇보다 서로 성향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는 제 학부 강의를 듣는 학생 비율이 높습니다.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 코딩을 하는 방식과 사고하는 과정 등을 볼 수 있어 학생의 성향과 능력을 파악하기가 한결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 교수님 연구실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되나요? 

우선 출신 학과와 이수 과목, 학점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CV(이력서)를 통해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파악한 뒤 학생과 만나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학생을 직접 만나 보면 연구 열의와 개발 능력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능력은 필수로 갖춰야 하고 수학적 능력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 연구실 진학문의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하는게 가장 좋을까요?

입시를 하게 되면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 후에 원서를 지원하는데 그전에 미리 연구실진학문의(컨택)를 해야 합니다. 입시 기간으로부터 두 달 전까지 연구실진학문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메일로 본인 소개와 CV를 보내면 면담 진행 여부를 결정해 알려드립니다. 

Vision & AI 연구실 연구원 인터뷰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은 Vision & AI LAB 소속 정혜지 연구원을 인터뷰했다. 정혜지 연구원은 학부 때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며 막연히 ‘한국어를 잘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AI 스피커의 서비스 기획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우리 사회, 인간과 가까운 인공지능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 컴퓨터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 Vision & AI LAB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지난 학기에 김진규 교수님 수업을 수강하고 대화를 나누며 결정했는데, 제 선택에 확신을 준 계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교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진규 교수님은 학부 수업을 맡았을 당시 정규 상담 시간(Office Hour)을 주 2회씩 열어두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거나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수님이 늘 제 고민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대안을 제시해주신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역량이나 관심에 맞는 연구를 함께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교수님의 지도를 받는다면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Vision & AI LAB을 선택했습니다.

또 김진규 교수님은 도메인 일반화(Domain Generalization)나 XAI(설명가능한 AI) 등 딥러닝을 기반으로 AI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주요 연구 주제를 다양하게 갖고 계셨습니다. 이러한 주제가 제가 추구하는 연구 방향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보다 심도 있게 배우고 연구하고자 연구실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 Vision & AI LAB만의 특색은 무엇일까요?

저희 연구실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장점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 아직 바쁜 시기가 아닌지라 필요에 따라 연구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됩니다. 교수님께서도 '할 일이 많지 않다면 개인 일정에 따라 움직여도 된다'고 하실 정도로 유연한 분입니다. 

연구실 환경도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천장이 높고 책상도 넓어서 개인에게 할당되는 공간이 꽤 널찍한데요. 특히 처음 연구실에 방문했을 때 책상이 모션 데스크라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또 신생 연구실로서 교수님, 동료들과 함께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 연구실 소속 학생들 간 관계는 어떤가요? 교류가 많은 편인가요? 

아직 소속 학생들을 모두 만나보지 못했고 같이 연구를 진행한 적도 없어 정확히 답하기는 어렵지만, 학부 연구원들의 전공과 배경이 다양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얼른 다른 분들도 만나보고 싶네요.

◆ 기억에 남는 연구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교수님께서는 저희 연구실 냉장고에 넣을 음료를 매번 주문해 주시는데요. 도착한 음료를 정리하고 있는 도중에 교수님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물 대여섯 박스를 들고 오셨던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실수로 자택으로 주문해 혼자 들고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가득 찬 물병과 음료들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으며 든든해 하곤 했습니다. 

또 며칠 전 학생 연구실에서 복사를 하던 중 프린터기를 잘못 선택해 교수님 연구실에 서른 장이 넘는 대학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료가 출력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에어 프린트가 생각보다 멀리까지 연결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때 교수님과 미팅 중이던 학부 연구생 친구가 얼마 뒤 저에게 전달해준 기억이 있네요.

김진규 

▲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학사 

▲ 고려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석사

▲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UC Berkely)

     컴퓨터 과학부 박사

▲ LG디스플레이 리서치 엔지니어

▲ 웨이모 연구원

AI타임스 박유빈 기자 parkyoobin121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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